유럽연합(EU)의 수장이 EU의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위기 대응이 너무 약하고 늦게 이뤄져 왔음을 시인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8일(현지시간) 벨기에 공영방송 RTBF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EU가 당면한 문제는 유로존 일부 국가의 국채위기이며 유로화 자체는 결코 위험에 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벨기에 총리 출신인 반롬푀이 의장은 “솔직히 우리가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해 늦게 행동했거나 대응조치들이 약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대처해 왔다”면서 “특히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강력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위기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며 결국엔 극복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바랬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로존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사전 회담을 통해 중요 사항을 조정하는 등 양국이 EU와 유로존을 일방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결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만일 두 나라가 중요사항을 결정한다면 EU 27개국 또는 유로존 17개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심야나 때론 새벽까지 10~12시간 동안이나 토론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한편 EU는 오는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어 신(新)재정협약 관련 세부사항 등 유로존 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 별도로 양국 정상회담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