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들이 올해도 한숨을 쉬고 있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원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어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는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인적 구조조정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40여명의 직원을 퇴직시킨 건설사가 있고 꾸준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건설사도 있다. 심지어 100여명의 직원을 길거리로 내몰았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이들 중견 건설사는 지난해 건설수주가 줄면서 올해 매출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국내건설수주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말까지 누적 기준으로 국내건설수주액은 81조64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78조4051억원)에 비해 4.1% 늘어난 규모이지만 2009년 같은 기간(84조1304억원) 보다는 2.9% 줄어든 수치다. 건설수주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면서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견 건설사 A사는 올해 4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일부 팀도 합쳤다. 지난해 수주 목표액의 절반 정도만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를 많이 했어야 올해 매출이 발생할 텐데 걱정스럽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B사는 올해도 몇 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B사 관계자는 “지난해 다행스럽게도 적정한 규모로 수주를 달성해서 올해는 매출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꾸준하게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최근 분양가상한제 관련해서 일부 불합리한 점을 개선했지만 중견건설사들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을 낮춰도 분양이 잘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당장 분양가상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분양가를 높이는 건설사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부동산 규제완화보다 총부채상환비율(DTI)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높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불신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