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세가 수급을 이끌면서 코스피는 5일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로존 문제에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종·종목별 대응이 필요한 지리한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프로그램을 통한 수급은 일시적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수로 베이시스가 이론가 위에서 형성되자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서 시장은 하루 만에 급반등을 이뤘다”며 “시장의 상승이 온전히 외국인의 선물과 프로그램 매수에 의해 올랐다는 점은 오히려 옵션만기일 수급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속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며 “중국이 춘절 이전에 지급준비율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텼든, 유럽문제가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상승했든 여전히 시장은 1900선을 상단으로 놓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외 불확실성 우려가 여전히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유로존에서 위기를 극복할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달 말 있을 유럽연합의 정상회담에서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는 11일 스페인 국채 발행, 12~13일 이탈리아 국채 발행과 ECB 금융통화정책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발행이 순조롭지 못해 이탈리아 금리가 7%를 상회할 경우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재차 확대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추격 매수는 다시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서게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오히려 1900선을 향해가는 과정에서는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빠졌다고 기술적으로 반등에 나선 업종에 대해서는 침착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며 “다만 달러강세와 인플레이션이 만나는 과정에서는 필수소비재에 상대적 관심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유럽발 불확실성 속에서도 점차 저점을 높여가는 박스권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 이익과 자산 가치 전망치도 꾸준히 상향 조정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 역시 박스권 하단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분할 매도 관점을 추천했다. 그는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1900선을 전후해서는 주식 비중을 축소해 시장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추세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주식 비중의 유연한 조절이 수익률 제고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