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강남3구 학군프리미엄 실종

입력 2012-01-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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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땐 전세수요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세 거래가 아예 끊겼습니다. 지난해 7월에 5억원 가까이 하던 112㎡ 전세아파트가 지금은 3억원 아래에도 나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C공인 관계자)

“여긴 내신 따기도 어려운 데다, 강북에도 좋은 학교가 많이 나오다보니 이젠 학군 프리미엄도 희석되는 듯합니다.”(서울 서초구 신반포 한신3차 D공인 관계자)

11일 강남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전세시장에서 기인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방학 수요에 따른 전셋값 폭등이 오간데 없고 매물만 쌓이며 전세가격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의 전셋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학원가와 명문사립학교 밀집으로 대표적인 학군 프리미엄 지역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은 지난해 11월 말 3억7000만원에서 현재 3억1000만원으로 두달새 6000만원이 떨어졌다. 112㎡도 최고 1억원 이상 하락해 중개업소에 따라 3억원 아래 전세물건도 나오고 있다.

단지 내 E공인 관계자는 “겨울방학 학군 수요 때문에 무척 바쁠 시기인데 올해는 이상할 정도로 찾는 이가 없다”며 “수능이 쉽게 나오다보니 내신에서 불리한 이곳에 들어올 필요가 없어진 모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대표단지인 개포주공도 잠잠하긴 마찬가지다.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단지 전체에서 평형별로 10여개씩, 40여개의 전세물량이 쌓여 있지만 수요자가 없어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단지 54㎡의 전세시세는 1억5000만~1억6000만원대로 형성돼 있으나 거래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D공인 관계자는 “소형평수가 많은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수요자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도 전세시장이 얼어붙었다. 대표 중층 재건축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는 전세매물이 총 20여개가 넘게 쌓여있다. 전 평형의 시세는 2억5000만~3억5000만원대이지만 수리여부에 따라 평균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계약하는 사례도 나온다.

단지 내 N공인 관계자는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느니 이사비용도 아낄 겸 그냥 눌러앉는 사례가 많다. (전세)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전세시장도 조용하다.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찾는 이도 적어 고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등 일부 단지에서 매물 부족에 따른 국지적인 움직임만 감지되고 있다.

나기숙 부동산1번지 팀장은 “강남에서 겨울방학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 ‘물수능’ 영향으로 굳이 비싼 강남 전세를 살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며 “다만 설 연휴가 지나면 일부 가격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도 올해 강남의 전세난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원재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작년부터 매매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전세수요가 그만큼 줄어 올해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적게 오를 것”이라며 “이는 쉬워진 수능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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