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등의 반란] 방심할 틈이 없다…제2의 더페이스샵·미샤 우후죽순

입력 2012-01-12 08:24 수정 2012-01-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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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입 ’미샤’ 단숨에 ’더페이스샵’에 1위 뺏겨…‘넘버2’혈전 뜨거워

‘브랜드숍 전성시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브랜드숍은 더페이스샵·미샤의 성공을 엿본 후발업체들이 우후죽순 뛰어들면서 순식간에 ‘레드오션’이 됐다. 특히 작년에는 유행처럼 번진 브랜드숍의 한계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의 브랜드숍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브랜드력과 독창적인 경쟁력이 없는 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 올해는 시장 정리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경쟁력을 지닌 곳을 중심으로 ‘제 2의 더페이스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숍 왕좌는 영원하지 않았다. 지난 2002년 브랜드숍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샤는 2004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브랜드숍 황금시대를 열었지만 2005년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밀며 진출한 더페이스샵에게 단숨에 1위를 박탈당했다.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더페이스샵도 상황은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미샤의 맹추격은 물론이고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중위권 브랜드들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영원한 승자없는 브랜드숍 시장에 안주할 수 없는 더페이스샵은 여유를 버리고 ‘공격’을 택했다. 1위 더페이스샵, 2위 미샤 등 수년째 변함 없었던 순위변동도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2위를 넘보는 중위권 브랜드들의 도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브랜드숍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의 강력한 반란이 시작됐다.

◇‘3조’브랜드숍…시장재편 가속화= 지난 2002년 미샤가 3300원이라는 가격파괴를 무기로 초저가샵을 선보인 이래 브랜드숍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왔다. 작년 브랜드숍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올해는 3조원을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매해 두자릿수 신장률을 지속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미래가 밝지는 않는 상황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국화장품 더샘, 엔프라니 홀리카홀리카,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등이 이전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후발업체 뿐만 아니라 브랜드숍 원조인 미샤도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70억3200만원, 순이익 60억5600만원을 기록해 각각 13.3%, 15.1% 감소했다. 올해 실적은 2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면서 1위 탈환의 꿈은 또 실패로 돌아갔다.

브랜드숍은 올해 시장재편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고객들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력, 독창적인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기업은 위기의 시장이 곧 기회가 되어 큰 성장세를 펼치는 반면 부익부빈익빈의 기업양극화는 극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덕 숙명여대 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교수는 “브랜드숍 시장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처럼 두자릿수 신장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듯 브랜드숍 시장도 극과 극을 달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위’안주할 수 없는 더페이스샵 공격경영= 더페이스샵이 ‘여유’를 버렸다. 이는 미샤의 추격과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에뛰드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특히 시장규모가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강력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업체들의 진입도 잇따를 것이란 게 더페이스샵 측 예견이다. 김 교수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브랜드숍은 수익시장이다”며 “올 한해 시장 진입의 유형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기초화장품에 주력하던 업체들이 메이크업 시장으로 뛰어들고 업종이 전혀 다른 곳에서도 브랜드숍에 들어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페이스샵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경쟁력’만들기에 나섰다. △히트제품 지속 생산 △베스트셀러의 마케팅 강화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 등을 통해 올해 매출 10% 성장, 매장수 5%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영한 더페이스샵 유통기획부문장은 “브랜드숍 시장의 포화 상태에도 불구하고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신규 업체의 지속적인 시장 진입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업체별 브랜드 콘셉트 및 제품 차별화를 비롯한 사활을 건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를 통해 국내 매출 창출에 힘쓸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 일본 등 거점국가를 중심으로 국가별 시장상황에 따른 탄력적인 공략으로 해외시장에서의 지속 성장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측할 수 없는 ‘넘버2’미샤·에뛰드 혈전= 2010년 기준으로 매출 순위는 1위 더페이스샵, 2위 미샤, 3위 스킨푸드, 4위 에뛰드, 5위 이니스프리, 6위 토니모리, 7위 네이처 리퍼블릭 순이다. 2009에 2431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샤와 2896억원을 달성한 더페이스샵의 매출은 약 500억원의 차이를 보인다. 2011년에도 미샤는 대략 2800억원, 더페이스샵이 올해 1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전년과 격차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중위권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거세 수년째 2위를 지켜온 미샤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2011년 3분기 매출이 각각 24%, 38% 성장한 338억원, 192억원에 달했다. 특히 에뛰드의 2011년 매출액은 소비자가 기준으로 28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매출에 2000억원임을 감안하면 1년새 800억원이나 증가한 셈이다. 에뛰드하우스 측은 “2011년도에는 매장수가 많아졌는데 매장수 확대에 주력했다”며 “또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좋은 일본에 진출한 점도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에뛰드의 성장세가 좋아 순위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스킨푸드 해외매출이 좋아 마지막까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측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3위권부터 매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엎치락 뒤치락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는 매출이 마지막까지 어떻게 집계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브랜드숍 순위 향방에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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