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하나씩 벗었으면 1등할 수 있었을텐데...”
서울대병원의 한 부서 송년회에서 던진 한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기자랑에 참가한 의사·간호사들에게 “선정성이 유일한 심사기준”이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 특히 이번 발언은 앞서 수술부가 간호사들에게 송년회 댄스공연을 강요해 문제가 된지 얼마 안된 시점에 불거져 서울대병원은‘막나가는 병원 송년회 문화의 온상’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3일 병원 측에 따르면 한 부서의 교수와 전공의, 간호사, 직원 등 약 200명은 지난달 23일 송년모임을 갖고 7개팀이 참가하는 장기자랑을 진행했다.
전공의로 구성된 한 팀은 파란 수술복을 입고 걸그룹 티아라의 ‘롤리폴리’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간호사들로 구성된 다른 팀은 정장 차림으로 댄스와 개그 등을 선보였다.
문제는 한 교수의 심사기준에 대한 한마디였다. 그 교수는 “옷을 하나씩 벗지 않아 1등을 못해 탈락했다”며 “개그도 재밌었지만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춘 팀이 1등”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확인 결과 공개적으로는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송년회 참가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문제의 교수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한 간호사는 “야한 공연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교수가 ‘그런 거 해주면 분위기도 살고 좋지’라는 취지로 말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병원 직원은 “병원에서 교수들은 전권을 휘두르며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현실”며 “특히 이번 일은 이러한 병원 특유의 분위기에 남자 중심의 문화까지 더해져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