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친노의 부활’로 평가되는 한명숙 체제가 들어섰다. 이로써 한 신임 대표가 총선 공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로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한나라당간의 대결구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명숙 ‘박근혜 대항마’ 될까 = 한 대표는 한 달여 동안의 당대표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과의 대립구도를 확실하게 세우며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부각시켰다. 전대에서도 “한명숙이 독재와 싸우고 고문당하며 차디찬 감옥에 있을 때 박근혜는 청와대에 있었다”며 “박근혜와 싸워 이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외쳤다.
한 대표의 한 측근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위원장은 한나라당 내부 추대로 당의 얼굴이 됐지만 우리는 80만 국민이 선출한 대표”라고 차별화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성공적인 경선과 달리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나누기가 벌어지고 있는 정 반대의 상황을 국민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박근혜 대항마’로서의 한 대표에 대한 역량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내놨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친노 인사의 부활 등으로 4월 총선 국면에선 한 대표의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창남 경희대 교수도 “한 대표를 두고 야성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며 “부동층과 중도세력을 끌어 들일 수 있는 힘이 거기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4월 총선에서 친노 인사들이 포진해 있고, 무죄판결로 고무돼 있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과의 대결은 한 대표에게 결코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진우 서울대 진로정보센터 소장은 “4월 총선에서 한 대표의 영향력은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딱히 한 대표가 정치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에 선거의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총선 ‘야권연대’ 과제 = 새 지도부 선출로 전열 정비를 마친 민주당은 4월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한 대표는 이번 주 안에 총선 기획단을 발족하고 이달 내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곧바로 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쇄신 등 한나라당이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한 대표 역시 공천 혁신 등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 민주계와 시민사회라는 이질적인 집단의 화학적 결합을 풀어내는 것도 숙제다.
최대 관건은 한 대표가 야권연대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다. 민주당이 ‘관리형 지도자’로 불리는 한 대표를 선출했다는 점은 향후 야권 내 통합·연대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한 대표 측은 향후 통합진보당 등 제 야권세력과의 선거 연대에 대해 “총·대선을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합의해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전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총선연대를 위해 통합진보당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