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16일 당 쇄신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중앙당 폐지’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중앙당 폐지 자체가 당이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의회를 장악하는 수단으로 중앙당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당이 없어지는 게 의회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며 전날 쇄신파들의 중앙당 폐지 요구에 대해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제의”라고 평가했다.
친이계(친이명박계)를 비롯한 당 일각의 ‘비대위 흔들기’에 대해서는 “밖에 있는 사람 불러놓고 요구했으면 변화할 자세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사퇴설’과 관련해선 “계속 이런 식이면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겠다는 말”이라며 “나는 사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그는 이달 초 한 방송에서 “1월 말까지 상황을 보고 비대위 취지에 합당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시간 끌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1월 말까지 변화가 없으면 사퇴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경우에 따라선 그럴 수도 있다”고 밝혔었다.
한편 그는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은 적정한 정치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이 순리”라면서 박희태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불출마 여부를 지금 왈가불가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대선 주자이고 총선을 총지휘해야할 입장이라 충분히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불출마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청와대가 강행방침을 밝힌 KTX 민영화 문제에 대해선 “철도라는 공공재를 어느 사유인의 이윤 추구를 위해 맡긴다는 게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부터 냉정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면서 거듭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