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저축은행이 주요주주인 대한전선에 675억원 가량을 대출해준 데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검찰 및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는 지난 6일 임종욱 대한전선 전 부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경기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불법대출을 포함, 대출비리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2008년 11월 대한전선이 티엠씨라는 회사 명의로 300억원을 차명 대출 받는 등 총 675억원을 경기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경기저축은행의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은 발행 주식의 2%를 넘는 주요 주주에 대해 대출을 해줄 수 없다.
또 임 전 부회장은 2007~2008년 대한전선과 지주회사인 삼양금속의 자금 95억원을 임 전 부회장 개인 회사로 빼돌리고, 지인에게 대출을 알선해주는 등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그룹과 대한전선은 이전에도 부적절한 관계가 문제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저축은행과 계열 저축은행 두 곳이 대한전선의 필리핀 세부 리조트 건설건과 관련해 총 2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다가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로 금감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기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한전선 관련건은 이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문제가 돼 이미 대부분을 회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으로 9월 말 기준으로 자산 규모가 2조4438억원에 달하는 업계 4위의 대형사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2.8%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비교적 우량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