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생과 공존을 새 패러다임으로

입력 2012-01-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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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동 NH투자증권 대표이사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 시작된지도 벌써 보름이 훌쩍 넘었다.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를 맞아 ‘승천하는 용처럼 크게 비상하길 바란다’는 인사가 새해 덕담으로 인기다.

필자 역시 올 한해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모두 크게 비상하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맘은 여느 누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각종 리스크들이 쉴새 없이 터져 나왔던 2011년에 대한 힘든 기억은 마냥 들뜨고 기쁜 마음으로 2012년을 맞이하게끔 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난 한해 우리를 괴롭혔던 많은 변수들과 리스크들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으로 인한 정정 불안은 여타 아랍권 국가로 파급 중이고, 지난해 우리 경제를 짓눌렀던 유럽 재정위기 역시 지난주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로 2012년 현재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일 사후 안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북한정권이 갑자기 급변 사태를 맞거나, 정권 유지를 위한 국지적 도발로 한반도 안보를 위협할지 모를 일이며,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와 높은 실업률로 사회적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국내 상황 역시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 경제적 불안이 더욱 심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너무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것 아니냐’고 혹자들은 필자에게 눈을 흘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변수들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버릇은 아마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증권회사의 CEO로 몸담게 되면서 갖게 된 일종의 직업병이 아닐까 싶다.

특히 모 매체의 기사를 보니 2012년을 맞이하는 대다수의 CEO들이 올한해 최고의 화두로 ‘리스크관리’를 꼽고 있다고 하니, 비단 필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동병상련의 정까지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필자나 다른 CEO들이 리스크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바로 위기상황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함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건설사들이 극도의 자금난을 겪던 2008년, 프라이머리 CBO 발행을 통한 건설사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으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함은 물론 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한 당사의 사례처럼……. 자신이 설립한 애플사에서 쫓겨나 인생 최대의 쓰라림을 맛본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통해 재기하고 다시 화려하게 애플로 복귀해 지금의 스마트 시대를 활짝 연 것처럼…….

이제는 너무나 평범한 말처럼 되어버렸지만 늘 위기 속에서는 기회가 존재했으며, 늘 위기 속에서 영웅이 탄생했다.

아마 2012년에도 2011년에 못지않게 많은 리스크가 시장을 위협할 것이다. 또 2013년 역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할지도 모른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울리히 백(Uleich Beck)이 지적한 것처럼 이미 현대사회는 풍요로움의 이면에 위험을 양산하고 있는 위험사회다. 세상을 편하기 만들기 위해 전기를 생산하던 후쿠오카 원전이 일본대지진으로 인해 대재앙의 근원지가 된 것처럼 말이다.

이제 우리는 늘 리스크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사후 대응식이 아닌 선제적 리스크관리로 탈바꿈해야 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리스크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다행히 예측 불가능한 각종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했던 2011년에도 우리는 몇가지 희망을, 그리고 그 속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SNS 혁명 (Social Network Service Revolution)으로 대표되는 ‘소통과 다양성’이라는 화두, 그리고 경기침체와 양극화 속에서 던져진 ‘상생과 공존’이라는 화두는 아마 2012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 역시 2012년 한해 ‘소통과 다양성’, ‘상생과 공존’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스스로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고민할 생각이다.

회사 직원, 그리고 고객과 더욱 소통하고 함께 상생,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 나간다면 아마 2012년 연말쯤에는 ‘연초의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정희동 NH투자증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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