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이 다시 악화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자사 제품 디자인을 삼성전자 제품(갤럭시S, 갤럭시S2)이 침해했다며 유럽 내 판매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소송은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기자간담회에서 애플과 특허전쟁 전망에 대해 “서로 끝까지야 가겠느냐. 서로가 큰 회사이고 존중할 부분이 있다”며 애플과의 타협 가능성을 열어 둔 발언을 한 직후 나온 소송이다.
지금까지 애플과의 소송전에서 강경 자세를 이어왔던 삼성전자가 타협 분위기를 처음 내비쳤지만 애플이 또 다시 소송을 걸면서 분위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 애플의 추가 소송 제기는 지난달 삼성의 추가 소송에 대한 맞받아치기 성격이 강하다.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도 못하면서 힘만 빼는 소송이란 얘기다.
지난해 4월 특허소송전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과 일본 호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치고 받았다. 하지만 그 동안 두 회사가 제기했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별다른 실익 없이 계속 기각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을 벌이면서 인지도 상승 효과도 만만치 않게 얻었다. 전세계에서 연일 계속된 소송전 덕에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의 소비자들이 차츰 갤럭시탭 10.1을 애플 아이패드와 견줄 만한 유력한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시장에서도 갤럭시 시리즈가 아이폰을 앞섰다.
하지만 본안 소송을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 추가적인 판매 금지 소송 제기로 인한 소모전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차라리 협상 테이블에 앉아 타협점을 찾는 게 낫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공세에 대해 로열티를 주기로 하며 마무리 했고, 미국 램버스에도 총 7억달러의 특허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양사 간 특허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이제 충분히 애플과의 소송전에서 인지도 상승 등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더 이상 소송이 지속되는 것 보다 타협점을 찾는 게 서로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