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에 역내 자동차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유럽연합(EU) 가입국에서 작년 12월 등록된 자동차는 전월 대비 6% 감소해 95만3108대를 기록했다고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조사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작년 7월 8% 감소세를 나타낸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올해도 자동차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해 EU 역내 자동차 등록건수는 1310만대로 2010년 대비 1.7% 감소했다.
재정위기 여파를 반영하듯 12월 자동차 시장 위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서 심화했다.
Acea에 따르면 지난달 이탈리아의 자동차 등록은 15%, 프랑스는 18%, 포르투갈은 60% 각각 감소했다.
반면 독일의 자동차 등록은 EU 국가 중 유일하게 증가해 6% 늘어났다.
유럽 자동차업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푸조와 르노는 지난해 유럽 판매가 지역별로 가장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푸조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9%, 르노는 8.4% 각각 감소했다.
유럽시장이 위축되면서 업계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유럽에서 자동차 판매는 경차에 집중된데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 지난해 판매 비중이 전체의 4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37%에서 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유럽 이외 지역의 매출은 전년 대비 6.8% 늘었다.
브라질은 프랑스에 이어 르노의 2대 시장으로 떠올랐고 러시아와 터키는 각각 4위와 5위로 부상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작년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7.5% 늘어난 300만대를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