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세 맥주시장, 과거 3파전 재현?

입력 2012-01-18 13:27 수정 2012-01-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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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계에 점유율뺏기 출혈 경쟁 예상돼

롯데그룹의 맥주산업 진출 선언으로 연 4조원에 육박하는 맥주시장이 연초부터 출렁이고 있다.

10여년간 하이트와 오비맥주가 양분해온 시장이 17년 전(1992년)의 3파전 양상으로 재현될 공산이 커졌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때부터 맥주사업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지난 1999년엔 진로쿠어스 맥주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돌연 인수조건을 제시하지 않았고, 2009년에도 오비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비싸다는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그 이후에도 오비맥주 인수 및 공장 건립 등과 관련해 롯데그룹의 이름은 계속 오르내렸다.

신동빈 회장도 이달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하례회에서 “맥주사업은 그룹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하며 시장 진출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2017년 본격적인 맥주 사업에 돌입하면 맥주 시장은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된다. 과거 크라운과 오비의 양강체제에 1992년 진로쿠어스 맥주가 설립돼 94년 카스가 출시되면서 3강 체제로 잠깐 돌입한 후 17년 만이다. 1993년 이전까지만 해도 맥주시장은 오비(옛 동양맥주)가 절대적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후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가 하이트 브랜드를 내놓으며 전세를 역전시켰고, 오비와 진로가 뒤따르는 형국으로 바꼈다.

이후 오비맥주는 두산에서 외국계 인베브로 주인이 바뀌고 진로의 카스 브랜드까지 인수하며 현재의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과점체제로 고착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의 맥주 시장 진출은 맥주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업체들은 롯데의 맥주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로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롯데칠성과 롯데주류가 합병된 후 더욱 강력한 유통망을 확보했고 소주와 위스키, 와인 등 주류 사업 노하우를 보유한 데 따른 시장 경쟁력이 높아 롯데의 맥주시장 진출이 달가울리 없다.

기존 업체들은 “롯데가 면허권을 가진다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당연히 매출에도 무시못할 영향력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막강한 자본력과 기존 사업 노하우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맥주 시장이 한계점에 다달은 시점에서 롯데의 진출에 따라 3사 모두 막대한 출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시장은 성장지속형이 아니라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수입맥주의 거센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가 진출한다면 3사 모두 점유율 싸움에 따른 수익률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의 시장 진입 후 안착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입맥주 사업을 먼저 시작한 롯데가 제휴 파트너인 일본 아사히 맥주의 제조 기술 노하우를 활용학 기존 주류 영업망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맥주시장의 보수적 특성과 유통 구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맥주시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을 1% 포인트 올리는 데만 최소 300~400억원의 비용이 드는데 롯데그룹 속성상 공장건설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단기간에 지출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 때부터 그룹 숙원사업이라 맥주사업에 대한 의지는 강하겠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 까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를 단기간에 뛰어넘는 전략을 세우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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