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역자유화 본격화…소매업계, 농업살리기 올인

입력 2012-01-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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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농장 정비로 생산·가공·판매 일원화…TPP 참여 앞두고 농업 혁신 기폭제

일본 정부가 무역자유화에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소매업계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븐앤아이홀딩스, 로손, 이온 등 일본 대형 소매업체들은 자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앞두고 농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팔을 걷어붙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븐앤아이는 이달 말 홋카이도 중부에 야채를 대량 생산하는 자회사 ‘세븐팜홋카이도’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세븐앤아이가 85%, 현지 농가들이 15%를 출자해 설립되며, 소매업체가 운영하는 농장으로서는 일본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세븐팜홋카이도에서는 브로콜리 호박 등 야채를 연간 1000t 생산해 현지에 있는 자사 소매매장으로 출하할 계획이다.

기존 농장은 수확량이 적어 1주일에 고작 1~2회 출하에 그쳤지만 신설되는 농장에서는 여름엔 거의 매일 출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유통 경로를 줄여 10%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올 여름부터 인터넷을 통해서도 판매될 경우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편의점 체인 로손도 직접 운영하는 농장 ‘로손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실시간 작물관리에 들어간다.

담당 직원이 직접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며 농약 사용량과 수확 계획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농업 혁신이다.

해당 시스템은 PC 제조업체인 NEC가 개발했다. 우선 도쿄 인근 지바현 농장에서 시험해본 후 2월말께 모든 농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로손팜에서 생산된 야채는 일본 전역에 있는 3400개 로손 매장에서 판매된다.

또다른 대형 소매업체인 이온도 작년 12월 자회사가 운영하는 전국 농장에 후지쯔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온의 크라우드 시스템은 농장에 설치한 센서로 기온, 강수량, 흙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향후 수급도 예측이 가능하다.

이들 소매업체가 서둘러 농장 운영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은 야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함이다.

동일본 대지진 후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강해지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이에 따라 소매업계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품질을 높여 안전한 야채를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TPP 참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 저가 농산물이 대량으로 수입돼 일본의 농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일본 농가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농업 개혁은 불가피한 과제다.

이런 가운데 소매업계의 농장 정비는 농업 개혁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생산·가공·판매가 일원화하면 농업의 생산성이 개선돼 무역자유화로 인한 농가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븐앤아이의 경우 유통 경로를 줄여 제품 가격을 10% 낮춰도 농장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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