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이 ING생명 등 글로벌 보험사 매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글로벌 보험사들이 아시아지역 법인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국내 보험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지역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데 이어 우리금융지주, 삼성생명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ING생명보험 부문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일단 기다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당초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하던 우리금융도 ING생명 인수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서 안하기로 했다”며 “매물로 나온 ING생명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 진출에 힘을 싣고 있는 삼성생명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국내 보험시장의 포화로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진출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아시아지역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ING생명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ING그룹 측은 최근 불확실한 경제전망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보험법인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태 보험법인은 한국, 홍콩,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 총 7국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당장 가시화된 ING생명 뿐만 아니라 글로벌 보험사의 아시아법인 매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어, 국내 보험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보험시장 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로 현금확보가 필요한 글로벌 보험사들이 아시아지역 법인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금융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ING 아·태법인 매각으로 글로벌 보험사 매각이 가시화된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금융사를 중심으로 다각도에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전략 지역별 분할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법인 전체를 인수하기 위해선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해외진출 전략에 따른 지역별 분할 인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