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블랙베리를 무너뜨린 애플이 이번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을 등에 업고 PC 시장 점령에 나선다.
애플은 큰 고객인 미국 복합기업 GE의 33만대에 이르는 PC를 모두 자사제 PC로 바꿀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0년 전통의 GE는 업무용 PC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에 기반한 PC만 사용하다 1년 전 희망하는 직원들에 한해 애플의 PC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현재 GE에서 애플 PC를 사용하는 사람은 1000명이 됐다. 신문은 앞으로 애플 PC 사용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야심찬 계획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GE에는 33만대의 컴퓨터가 있으며, 그 대부분이 윈도에 기반한 PC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 동안 개인이 집에서 사용하는 PC를 회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용주에게 요구하는 직장인들의 영향력에 의존해 자사 제품을 기업에 판매해왔다.
앞으로는 기업을 상대로 한 판매 전략이 한층 공격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다.
애플 대변인은 “자사 PC 부문에서 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용 PC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낮지만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포레스터는 올해 애플의 PC와 태블릿PC ‘아이패드’ 매출은 각각 90억달러와 100억달러로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시장에서 애플의 부상은 경쟁사에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애플이 GE 같은 대기업에 PC를 독점 납품할 경우 미국 델이나 중국 레노보 등 현재 GE에 PC를 납품하는 기업은 큰 타격을 입는다.
WSJ는 애플 PC의 대두에 대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참여해 ‘블랙베리’를 제조하는 리서치인모션(RIM)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GE는 지난 2008년부터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하면서 블랙베리의 입지를 좁혔다.
현재 GE에서 블랙베리 사용자는 5만명, 아이폰 이용자는 1만명이다.
GE는 회사 내에서 애플 PC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국방 관련 업무나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문제 등 정보 보안상의 문제가 없으면 애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와 IDC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PC 시장 점유율 11%로 휴렛팩커드(HP)와 델에 이어 3위다.
상위 5사 가운데 작년 4분기에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애플이 유일했다.
애플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은 확실하지만 기업용 PC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못미쳐 25%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HP와 델, 레노보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