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2003년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직후 중단됐던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8년 만에 재개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에 불리한 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 심의결과보고서가 통과됨에 따라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20일 관보에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되는 즉시 국내 수입업자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주문할 수 있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한국까지 선박 운송과 검역 절차 등에 24~30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중·하순께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직후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서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했다. 캐나다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하면서 캐나다산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2009년 4월 WTO에 제소했다.
정부는 WTO가 한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릴 것이 확실시되자 캐나다 정부와 논의 끝에 작년 6월 말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WTO 제소 절차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되면 제소를 취하할 방침이다.
농민단체 등은 최근 폭락한 소 값이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으로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우리나라 축산업이 붕괴의 기로에 서 있다”며 “광우병 발생국인 캐나다의 쇠고기수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최근 한우 값 하락과 캐나다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 등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