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은행장 릴레이 인터뷰⑤]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벽’허물기

입력 2012-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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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식서 코믹 댄스…직원들에 웃음 선사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일 을지로 본관에서 신입직원들과 함께 인기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를 패러디한 새해 아침인사를 하고 있다.
새해 첫 출근날인 지난 2일.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은 을지로 하나은행 본관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두 손을 맞잡은 채 KBS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에서 나오는 율동을 패러디했다.

틀에 박힌 시무식 대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행사였다. 이 행사는 인터넷을 통해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김 행장이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한 단면이었다.

김 행장의 이 같은 모습은 하나은행에서는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는 평소에도 직원들과의 벽 허물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지난 2008년 취임한 이후 ‘은행장실’의 명패를 ‘조이 투게더 룸(Joy Together Room)’으로 바꿔 달았다. ‘함께 즐기는 방’이란 뜻의 이 이름은 “직원들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한다”는 김 행장의 뜻이 담겨 있다.

그의 직원과의 벽 허물기 실천은 ‘헬퍼 리더십(Helper Leadership)’이라는 경영철학에서 비롯한다.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전통적 조직체계에서 상명하달식 업무 추진이나 권위주의가 아닌 개개인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CEO가 보스가 아닌 헬퍼가 돼야 직원들의 목표 달성이 자발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종무식에서도 딱딱한 틀을 벗어던졌다. 본점 직원들을 불러 모아 진행하는 종무식이 아닌 은행장이 직접 각 부서를 찾아다녔다. 악수를 건네며 “1년 동안 고생 많았다”라는 인사가 그의 종무식의 전부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은 행장에 오르기 이전에도 상하 구분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아왔다”라며 “또한 영업점도 수시로 방문하면서 직원들과 의사소통하는 기회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2012년 경영표어는 ‘건강한 하나,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이다.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조직원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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