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장들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가계대출과 관련해 “다중채무자 증가, 생계비 대출비중 상승, 저신용자의 제2금융권 차입 증대 등으로 가계부채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이어 “가계부채의 질 악화를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올해 주택시장 상황, 정부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등을 고려하면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된 것은 2011년 12월 주택 취득세 감면시한 종료를 앞둔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일부 참석자는 “국내외 경기둔화로 중소기업의 영업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향후 개인사업자(SOHO)를 중심으로 자금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의 리스크관리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 제기되는 우리나라 은행권의 외화유동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은행장들은 밝혔다.
은행장들은 “유럽 채무위기 확산을 고려해 상반기 중 필요한 외화유동성은 이미 확보해 뒀다”며 “가급적 조기에 연내 소요 예상액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최근 외화차입처를 호주, 말레이시아, 브라질,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김 총재를 비롯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