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의 ‘트로이카’로부터 EU 정상회담 때까지 그리스에 대한 보고서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장 정책과 신 재정협약 체결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은 그리스 정부가 민간 채권단과 벌이는 국채 상각 등 손실 분담 범위에 대해서는 지난해 EU 정상들이 합의한 50%를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그리스 국채 손실 분담 참여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재정협약 체결 관련 재정운용 기준을 어긴 국가들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EU 집행위원회가 가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메르켈은 “EU 집행위원회가 기소를 하거나 한두 회원국이 집행위원회를 대신해서 기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극복 해법이 긴축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에 대해 “긴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나 부채가 늘어나면 EU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진다”면서도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것과 재정운용을 강화하는 것이 상호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메르켈은 스페인 정부의 예산 감축 및 실업 해소에 대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독일과 스페인 정부의 긴밀한 유대감을 드러냈다.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재정협약 체결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구조개혁과 재정 운용을 강화하는 정책이 지속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라호이 총리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규모가 클 수록 오히려 더 적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금의 확대와 함께 최대한 신속하게 사용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호이 총리는 “EU내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다양한 여유 기금들을 유로존내 일자리 창출 등 성장 촉진 정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사용하지 않고 있는 구조개선 기금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 “사회적인 기금도 유로존 성장 정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