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긴급진단]"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입력 2012-01-27 09:57 수정 2012-01-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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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출·내수 부진…저성장 지속될 듯

유가 급등하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 못해

물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정부 재정정책·한은 통화정책 힘 못써

한국 경제 앞길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에 그쳤다. 실물경제의 하강 속도는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더욱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얼어붙고 소비자의 물가상승 기대치는 뜀박질했다. 고빗사위는 늘어나고만 있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수출이 크게 늘지 못하고 내수가 부진하면서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 여건에 따라 2008년 4분기 -4.6% 이후 3년여 만에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재정정책은 건전성과 선거리스크에 묶였다. 한은의 통화정책은 저금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대내외적으로 2012년 중 1분기가 최대 위기란 평가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경제의 소비가 1분기에 급감하고 이란과 미국의 갈등으로 유가가 오르면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도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지난 4분기에 이보다 낮은 성장을 했다는 것은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어도 성장률은 0에 가까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유로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이는 상저하고로 내다본 전망치다. IMF의 전망치가 현실화 된다면 우리나라 경제의 후퇴 가능성은 실현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1분기 유로존의 국채만기가 규모가 1570억유로(234조9800억원)에 달하는 것도 세계경제에는 부담이다.

여기에 미국이 초저금리 유지를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되면 국제유가는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 두 번의 경기 부양책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세계경제는 물론이거니와 자국 경기도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3차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유가 상승세에만 불을 붙인다면 세계경제에 도움은커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가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1% 오르고 국내총생산(GDP)은 0.04%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전망한 2012년 경제성장률 3.6%는 원유도입단가(기간 평균)를 배럴당 102달러로 전제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그냥 두고보는 것 외에는 손쓸 방도가 없다. 임 실장은 “4대강 사업이 지난해 다 끝난 마당에 건설·토목투자는 거의 할게 없는 데다 선거를 앞두고 재정건전성도 신경써야 돼 재정집행을 통한 경기 부양은 어렵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재정정책이 어려우면 믿을 건 통화정책 뿐인데 한은은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롭지 못해 금리를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위원은 “물가가 올해도 상승추세를 보이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한번 진입하면 빠쪄나오기 어려운 만큼 지속적인 경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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