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불안의 주요 요인의 지목을 받아온 재건축 이주수요가 실제로 전세값 급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재건축 이주단지 및 가구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어서 전셋값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300가구 이상의 이주수요가 발생했던 청실·경복·미주 단지의 이주기간 3.3㎡당 평균 전세가격 편차를 분석한 결과, 이들 아파트가 소재한 동의 전세가격이 동기간 해당 시·구보다 2~3배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는 지난해 6~12월까지 1378가구의 이주가 진행됐다. 이 시기 3.3㎡당 전세가격을 살펴보면 청실아파트가 속한 대치동은 107만원 상승해 서울시(29만원), 강남구(60만원)에 비해 47만~78만원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청실아파트 이주 기간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세가격이 최고 3000만원 상승했다. 또 대치동 현대1차, 대치 아이파크, 선경1·2차 아파트 등에서도 이주에 따른 임차수요가 전세가격을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는 지난해 10월부터 308가구가 이주를 시작해 이달 말 이주를 마칠 예정이다. 가구 수가 많지 않아 주변 전세가격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러나 서울과 강남구의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논현동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3.3㎡당 전세가격이 서울시가 3만원 하락, 강남구가 32만원 하락으로 조정된 반면 논현동은 보합수준의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논현동 신동아, 청학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면적에 따라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06가구의 이주가 진행된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는 가구 수가 적었지만, 성내동 내 위치하는 아파트 단지가 적어 전세가격에 미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주 기간 미주아파트가 위치한 성내동의 3.3㎡당 전세가격은 80만원 상승해 서울시(54만원), 강동구(55만원)에 비해 24만~25만원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내동 동방아파트 전세가격이 1500만~2000만원 상승했고, 청구·선광·영풍·삼성2단지 아파트에서 매물부족이 현실화 됐다.
올해는 재건축 이주단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이주가 예정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6600가구 규모의 가락시영을 비롯해 단지 규모도 지난해 이주 단지보다 큰 편이다. 이주가구도 2011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주가 몰리지는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전세불안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동산114 윤지해 연구원은 “이주 계획이 예정된 단지의 세입자는 비수기에 미리 전셋집을 옮기는 것도 방법인데, 이주비용 지급이 시작되지 않았다면 저리 전세자금 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변 지역의 전셋값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인근 지역 세입자들도 사전에 재계약을 완료하거나 신규 입주 등 물량 공급이 넉넉한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