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치료를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예멘 정부는 성명에서 “치료 목적으로 단기간 미국을 방문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정부도 살레의 미국 도착을 확인했다.
살레 대통령은 뉴욕의 한 병원에 머물며 지난해 6월 대통령궁 이슬람 사원에서 터진 폭탄으로 입은 부상을 치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는 지난주 예멘을 떠나 오만과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레는 작년 11월 면책 조건으로 33년의 장기 집권을 마치고 대통령직 이양 합의서에 서명했다.
다만 살레는 출국 전 연설을 통해 다음달 21일 대통령 선거 전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살레 대통령의 방미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발키스 자라 HRW 국제사법고문은 “예멘 정부군에 의해 폭행당한 희생자 수백명은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정당한 대우도 받지 못하는데 살레는 1급 치료를 받으러 미국에 오다니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정부는 예멘에서 자행된 잔혹 행위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피고석에 세우라고 주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살레는 여전히 예멘의 대통령으로 모든 대통령에게 부여되는 특권과 면책특권을 계속 인정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시민들은 작년 예멘에서 일어난 민주화시위 때 수백명의 시민들을 살해한 살레 대통령의 면책에 강하게 반대하며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