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긴축 완화 카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춘제(설날)’ 전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하지 않은 것은 당국이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버블 우려에 긴축 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춘제 전에 지준율 인하 대신 역환매조건부채권 14일물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준율 인하 대신 임시방편으로 시장의 현금 수요에 대처한 셈이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3530억위안(약 6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면서 “이는 지준율을 한차례 인하한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6개월째 동결하고 있고 지준율은 지난달 21.0%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인하했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팽창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를 매우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기둔화에 정부가 결국 지준율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8.9%로, 2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루정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 채권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달에 은행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균열이 시작되면 중국은 올해 지준율을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한 차례 각각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어설명: 역환매조건부채권 (Reverse-repurchase contracts)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특정 기간 후에 재판매할 것을 약정하고 시중 은행으로부터 매입하는 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