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나락으로" 피마르는 글로벌 IT업계

입력 2012-01-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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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밀린 닌텐도, 노키아.. 삼성-애플-인텔 등은 승승장구

글로벌 전자·IT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비디오게임 시장을 새로 썼던 닌텐도가 30년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도 손해를 봤다.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놀라운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하루 아침에 판세가 바뀔 수도 있는 게 바로 IT업계이기 때문이다.

■닌텐도와 노키아의 몰락= 고등학생 박모군은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을 때마다 스마트폰을 꺼낸다. 그의 닌텐도 DS와 소니 PSP에는 먼지만 쌓여간다. 박 군은 "더이상 휴대용 게임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게임기 시장을 장악하면서 세계 최대 비디오게임업체 닌텐도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닌텐도는 지난 26일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순손실이 650억엔(8억39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 200억엔 순손실보다 3배 이상 확대된 적자다. 만약 실제로 이 같은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면 1981년 현재와 같은 회계기준이 적용된 이후 첫번째 영업적자로 기록된다.

닌텐도는 수퍼 마리오와 닌텐도DS 닌텐도 위 등의 히트 상품으로 비디오 게임 시장을 지배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PC 등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 언제나 1위일 것 같았던 노키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 10억7000만유로(약 1조57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2010년 4분기에는 7억4500만유로(약 1조970억원)의 이익을 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면서 시장점유율도 몇 년 새 반토막났다. 한 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한 강자였지만 지난해 3분기 휴대폰 점유율은 23.9%까지 추락했다. 애플 아이폰 출시 후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애플·인텔 '훨훨'= 기존 강자들이 몰락하는 사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매출 165조원, 영업이익 16조2500억원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매출 154조6000억원, 영업이익 17조29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50-15(매출 150조-영업이익 15조원 이상) 클럽에 가입했다.

세트(휴대폰, TV, 생활가전 등)와 부품(반도체, LCD, OLED 등)사업을 함께 하면서 한 쪽이 부진하면 다른 쪽이 막아주는 상호보완을 통해 글로벌 전자업계의 절대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 영업이익 20조원도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2012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463억3300만 달러(52조3000억원), 영업이익 173억4000만 달러(19조6000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은 당초 시장 예상치(387억6000만 달러)를 20% 가까이 뛰어넘었다.

아이폰4S를 출시하며 직전분기 아이폰 전체 판매량 1700만대의 두 배가 넘는 3700만대를 판매한 게 큰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각종 악재를 뚫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와 림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바꿨던 기업들도 한 순간 방심으로 추락하고 있듯이 글로벌 IT업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잘했다고 내일을 준비하지 않으면 다시 추락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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