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 밀려드는 영국계 자금의 정체는?

입력 2012-01-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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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유럽계 자금 중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 국적의 자금은 미국계 자금의 매수세마저 따돌리며 국내증시의 주요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6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랑스 4600억원을 비롯한 전체 유럽계 매수자금은 3조2000억원이었다. 이 중에서 영국계 자금은 2조원에 달했다. 미국계 자금의 1조3000억원 매수금액을 가볍게 뛰어넘는 수치다. 2008년 이후 우리증시에 유입된 전체 외국계 자금 중 미국계 자금이 40%, 영국계 자금은 10% 내외의 비중을 맴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영국계 자금유입이 커진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풀린 4830억유로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국내증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LTRO는 1%대의 저금리로 은행에 3년간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LTRO로 자금을 확보한 유럽 은행들이 한국과 같은 이머징마켓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자금의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로화의 통화 공급 확대로 인한 단기 유로 캐리트레이드 현상으로 매수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과 지난해의 영국계 매도분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는 것. 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저금리는 상당기간 지속되겠지만 유럽이 재정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처럼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지난해 대규모 매도세로 일관했던 영국계 자금이 단기간에 재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유럽계 자금은 해당지역에 위기가 발생하면 해외투자 비중을 줄였다가 위기가 잠잠해지면 재매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올해 유로존 재정위기 감소전망에 따라 유럽계, 특히 영국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계 자금이 단기적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영국국적 자금이 아닌 헤지펀드계 순매수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송 연구원은 “영국계 자금을 캐리드레이드 자금으로 보기는 어려워 당분간은 국내증시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펀드, 연기금 중심의 미국계 자금에 비해 영국계 자금은 1인당 운용자금이 큰 은행, 보험 등의 기관을 통해 집중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 지수의 상승폭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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