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소울의 목소리는 악기다. 섬세하고 여성적 보컬의 색을 지닌 정엽, 부드럽고 자유자재 옥타브를 넘나드는 나얼, 독특한 음색의 진성이 매력인 성훈, 허스키하면서 박력있는 보컬 영준. 이들 4명의 조화 자체만으로 하나의 악기가 된다.
4인의 앙상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콘서트가 28일, 29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됐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팬들이 유독 이들의 콘서트를 기대하는 이유는 이들 4멤버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라디오 외에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나얼을 비롯 네 명의 멤버들을 음악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다. 방송활동을 선호하지 않는 멤버들의 성향탓이다.
이날 공연에서 듀엣 대 듀엣의 구도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영준과 나얼은 EVONY & IVORY를 함께 선보였다. 허스키한 영준의 목소리톤과 부드러운 나얼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1만 관객을 매료시켰다. 이 곡이 끝나자 영준은 EVONY & IVORY를 인용, ‘대머리 앤 돼지머리’가 부른 것 같다는 자학 농담으로 관객을 웃게했다. 이들의 듀엣에 맞서 정엽과 성훈은 ‘You are my lady’로 감미롭고 여성적인 보컬 매력을 선보였다. 정엽의 가성과 성훈의 진성이 조화를 이루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하모니에 관객들은 집중했다.
한편 이들 브아솔 공연에 유일무이한 퍼포먼스가 있었으니, 막내 성훈의 도발이다. 성훈은 A song for you를 섹시미가 돋보이는 안무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여성댄서와 과감한 안무를 선보인 성훈은 “어머니가 콘서트장에 와 계시다”며 민망함을 새삼스레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4色 앙상블, 소울을 말하다
이 외에도 브아솔은 BLOWIN’ MY MIND, 바람인가요, 정말 사랑했을까 ,똑같다면,Never foget, 비켜줄게, My story 등 브아솔의 사랑받는 곡들을 한곡 한곡 풀어냈다. 또 이외에도 나얼은 게스트 에코브릿지와 ‘첫째날’의 하모니를 이루기도 했다.
팬들 앞에 선보인 브아솔의 노래는 트랜디하지 않았다. 이들의 노래는 세월 앞에서 촌스럽지도 지나간 노래라는 인상을 주지도 않는다. 이는 브아솔이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차근차근 그들의 색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정엽은 이날 공연에서 “차근차근 가기 원한다”며 느릿한 걸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색한 4명, 조화로운 노래 “이보다 더 어색할 수 있을까”
이들 4명이 노래하지 않고 서 있다면 어떤 이미지일까. 이를 부자연스러움, 부조화 속의 조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정엽이 자연스러운 멘트로 4명의 멘트를 정리했다면 영준은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진행으로 관객을 웃게 했다.
멤버들은 유독 말을 하지 않는 나얼에게 “이런 큰 무대서 말 해버릇 해야 한다. 그래야 (말주변이)는다”며 거침없는 훈수를 둔다.
나얼은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주파수 소개로 어색한 대화를 피해가려 하지만 결국 웃음을 자아냈다.
막내 성훈은 형들의 대화를 보고 있다 감초역할로 진행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참 어색한 듯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이지만 이들의 대화는 어디로 튈지 몰라 더 관객을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듯 했다. 어색한 듯 네 남자의 편안한 대화다.
한편 양일간 공연 게스트로 아이투아이가 등장 ‘떨림’등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소화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