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퇴의 뜻을 확고히 했다. 그동안 하나금융 사외이사와 임원진들이 “외환은행 인수 후가 더 중요하다”며 사의를 말려왔지만 김 회장이 ‘쉬고 싶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후계구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31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 참석해 3월말 임기를 마치고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사진에 전달했다.
이사진이 “한국외환은행의 인수 이후 통합작업을 위해선 김 회장이 필요하다”고 만류했지만 김 회장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김 회장은 이날 경발위 참석에 앞서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오늘 경발위에서는 후계자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차기 CEO에 대해서는 “하나금융을 맡을 사람은 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2월중에는 거취와 관련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으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60),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 겸 외환은행장 내정자(57) 등이 주요 인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50대 초반의 보다 젊은 인물을 발탁할 수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를 고려해 김 회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 1959년 생으로 나이가 같은 김인환 중국법인장, 이현주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 등이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2월 말경 경발위원 5명을 비롯, 김경섭 전 조달청장, 유병택 전 두산그룹 부회장 등 사외이사 두 명이 추가된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수장을 확정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경발위에서는 외환은행의 경영진의 유임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 되지 않았다. 하나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아직 외환은행에 대한 인사권한이 없어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