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싱은 대각선으로 올려야죠~”“쓰리스텝을 넘기지 말라니까요~”
찬바람이 쌀쌀하게 불던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서초동의 한 탁구장. 경쾌하게 움직이는 탁구공 사이로 누가 새내기 사원인지, 선배(임원)직원인지 분간하기 힘든 호통(?)소리와 하이파이브가 오간다.
중견 엔지니어링 건설사 이테크건설의 탁구동호회‘탁동’회원들이 직장 선·후배간 격의 없이 어울려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이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이면 사무실 여기 저기서 탁구장으로 달음질치는 사람들이‘탁동’식구다.
삼삼오오 뜻이 맞는 직원들이 모여 만든‘탁동’은 5년 역사를 가진 이테크건설의 최장수 인기 동호회이다. 물론 사내에 배드민턴, 산악회, 마라톤 등 다양한 동호회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호회는 단연‘탁동’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노홍근 차장은 “회사의 모든 부서와 모든 직급이 다 모이는 유일한 동호회이기 때문에 회사내 인맥 쌓기에는 최고”라며“2011년 하반기 신입사원 서너명도 벌써 입회원서를 냈다”고 귀뜸했다.
이테크건설은 플랜트, 생활사업본부 등 각각의 부서들이 별도로 운영되는 탓에 각 부서간 왕래가 잦은 편이 아니다. 사실 같은 회사에 다닌다 해도 업무상 만남이 아니면 얼굴 한 번 못 보는 것이 직장생활의 현실이지만 탁동 회원들은 이제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
특히 과장급 이하 사원들이라면 어렵기만 하던 회사 고위 간부들과 녹색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면 단지 상대 선수가 될 뿐이다. 실제 후배들의 불호령(?)에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올드보이(회사 간부급)들은“전 보다는 조금 늘었지?”라며 멋쩍은 웃음을 날린다.
탁구는 누가 볼까 두려운 수준이지만 일단 넘기고 보자는 일념 하나로 대여섯 번만에 네트를 넘길 때면 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된다고 탁공 회원들은 말한다.
허성회 회원(BP팀 상무)은 “올해(2012년)에는 직장인 탁구동호회에도 진출해 친목만이 아닌 실력으로도 쾌거를 올리고 싶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다.
사측에서도 탁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매출·수주 1조원 달성을 위해 올해‘소통과 화합하는 기업문화’라는 기치를 내건 만큼 사내 동아리 활성화가 회사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테크건설은 ‘1인 1동아리 지원’을 적극 유도하는 등 사내 동호회를 활성화 하기 위해‘새내기 한 식구 만들기’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직원들의 개인 역량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창석 이테크건설 대표이사는“수직·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내부 소통문화를 조기에 정착시켜 조직의 잠재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글로벌 회사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