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로 인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 덕에 모바일 기기 전문 반도체 설계업체 영국 ARM홀딩스 실적은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태블릿PC 아이패드의 아성에 도전한 아마존은 순이익이 급감했다.
ARM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5% 급증한 6900만파운드(약 12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 늘어난 1억3780만파운드였다.
ARM은 지난해 4분기에 회사가 설계한 칩이 22억개 팔렸다고 밝혔다.
ARM의 칩은 저발열, 저전력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특화됐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ARM 기반 칩을 사용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ARM은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휴렛팩커드는 현재 ARM의 칩 설계에 기반한 서버를 개발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PC 운영체제(OS)인 ‘윈도8’은 ARM 칩을 지원한다.
태블릿PC시장에 진출한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은 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아마존은 이날 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57% 급감한 1억7700만달러, 주당 3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35% 늘어난 174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 183억달러를 밑돌았다.
무료 배송 서비스와 저가 태블릿PC 킨들 파이어의 출시로 인한 비용 부담이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고객이 79달러의 연회비를 내면 제품을 무료 배송한다.
킨들 파이어는 가격이 199달러로, 애플 아이패드의 절반도 안 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에 킨들 파이어와 전자책 킨들 등 킨들 시리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늘었지만 그만큼 비용 부담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킨들 파이어의 제조원가가 약 250달러로 추산돼 제품이 한 대 팔릴 때마다 50달러 정도의 손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 관련 콘텐츠 판매로 이를 만회한다는 계산이나 당분간 손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는 실적 발표에서 현 1분기 영업이익을 1억달러에서 2억달러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억6800만달러의 이익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매출도 120억~134억달러로 예상해 시장 전망 134억달러를 밑돌았다.
실적 발표 이후 이날 아마존 주가는 나스닥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