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도약이란 기치아래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던 삼성증권이 해외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적자가 지속되던 아시아법인을 축소한다는 방침 아래 싱가포르 현지에서 준비 업무를 진행하던 아시아법인 직원들을 철수시키는 등 싱가포르 진출 계획을 무기한 잠정 보류했다.
삼성증권은 당초 4번째 해외법인으로 싱가포르법인 설립을 준비해 왔다. 홍콩법인이 동북아 시장, 싱가포르법인이 동남아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는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아시아법인의 적자가 계속된 데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업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계획을 연기하게 된 것.
아시아시장 해외 거점인 홍콩법인 역시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1일부터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의 한국주식 세일즈 전환, 리서치 인력 조정 등 후속작업을 시작했다. 홍콩법인의 라이센스나 홍콩주식 브로커리지를 제외한 영업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되지만 홍콩법인 직원 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의 홍콩주식 브로커리지를 잠정 중단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한국 주식 세일즈를 대폭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2001년 4월 홍콩에 설립된 아시아법인은 삼성증권의 해외 지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09년 1억달러를 증자하며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9회계연도 160억원, 2010회계연도 440억원의 적자를 냈고 2011회계연도에도 분기당 1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법인을 포함한 삼성증권 아시아법인의 적자액은 2010년 164억4200만원, 2011년 440억8414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황성준 당시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 주식부문 공동대표를 아시아법인장(부사장)으로 영입할 때부터 고액 임금으로 말이 많았다”며 “삼성증권 해외법인 적자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 부담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해외법인 구조조정을 김석 사장 취임 후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김석 사장은 이에 대해 “금융회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일상적”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관련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