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퍼시픽 유동성 숨통

입력 2012-02-02 11:08 수정 2012-02-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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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억 재융자 성공, 5년 만기 5.7% 저리…한진해운서도 같은 금리로 대여

한진해운이 자회사 한진퍼시픽의 2630억원대 대규모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성공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자회사 한진퍼시픽은 지난해말 만기가 돌아온 2630억원(2억4200만달러) 규모의 부채에 대해 리파이낸싱을 성공시켰다.

이번 리파이낸싱 조건은 5년만기에 금리는 5.75%다. 지난 2006년 한진퍼시픽은 해외 채권단으로부터 리보(LIBOR) 금리에 0.95%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로 2억4200만달러를 빌려왔다. 이번 리파이낸싱 금리는 모기업인 한진해운이 기존에 9%대 이자로 한진퍼시픽에 외화를 대여해 온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규모 차입금이 회계상 단기유동성부채에서 리파이낸싱을 통해 5년 만기 장기부채로 전환돼 유동성 문제가 크게 완화됐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파이낸싱 성공이 한진해운이 글로벌 업황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악화 상황에서 얻은 성과물이기 때문에 더욱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로써 한진해운은 자회사의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서 한시름 덜게 됐다.

게다가 한진퍼시픽이 낮은 이자율에 대규모 리파이낸싱을 성공하면서 한진해운도 저리에 자회사에 자금을 빌려 줄 길까지 열렸다. 한진해운은 최근 한진퍼시픽에 678억원(6000만달러) 규모의 외화를 대여하면서 기존의 이자율 9%를 해외 리파이낸싱 금리인 5.7%로 변경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외 채권단이 한진해운과 동일한 시점에 자금대여를 하면서 기존 이자율을 낮추면서 들어왔기 때문에 한진해운도 함께 낮춰달라는 한진퍼시픽의 요청이 있었다”며 “금융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주주대출”이라고 말했다.

한진퍼시픽이 자본잠식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한진해운의 저리 자금대여는 눈길을 끌지만 부당내부지원 등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한 실무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독립적인 방법으로 해외 채권단에서 조달했고 동일한 시점에 자금을 조달했다면, 비록 시장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일지라도 모 기업이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퍼시픽은 한진해운과 마린터미널투자 유한회사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회사는 2010년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 294억1400만원이 발생했고, 결손누적으로 인해 당기말 현재 총부채가 총자산을 1272억6000만원 규모를 초과하고 있어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한진해운도 지난해 실적이 연료비 증가와 운임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한 상황.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9조5233억원으로 1.1% 감소했고, 4926억원의 영업손실을, 8239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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