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도신당을 표방한‘국민생각’(가칭)이 창당을 목전에 두고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고육책인 동시에 새누리당의 ‘좌클릭’에 반발하는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란 평가다.
국민생각은 2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밀실 인선’을 정면 비판했다. 국민생각 창당준비위는 이날 논평에서 새누리당의 진영아 공천위원이 학력·경력 거짓말 논란으로 사퇴한 데 대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것이 박 위원장의 비밀스런 의사결정 스타일과 리더십이라면 공당으로서 새누리당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31일엔 박세일 공동대표가 새누리당의 정강·정책 개정안을 문제삼고 나섰다. 박 대표는 “새누리당은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부끄럽게 여기고 진보를 흉내낸
다”면서 “박 위원장을 위시해 현재와 과거의 당 지도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우 국민생각 대변인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사람, 정책을 바꾼다고 내놓는데 문제에 대한 진단이 잘못됐다”면서“박 위원장도 비밀 인선 등으로 정당 내부와도 함께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과 함께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기성정치 메커니즘을 쇄신·개혁할 것”이라며 “박근혜 위원장도 제대로 못하는 외부인사로 공심위를 구성하는 식의 정치는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생각의 이 같은 ‘새누리당 때리기’는 창당을 목전에 두고도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비판이 적지 않다. 언론 등 곳곳에서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것도 국민생각의 조급증을 부추기는 데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열린 오른쪽 공간을 잠식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생각은 4일 부산시당을 시작으로 광주시당, 경기도당, 서울시당 등 총9개 시도당을 창당한 뒤, 13일 공식 출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