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도 반도체도 '대한민국 천하'

입력 2012-02-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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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TV시장 6년 연속 선두…LG전자, 3D TV 판매 '쑥'

▲삼성전자 스마트TV(왼쪽)와 LG전자의 시네마 3D TV
역시 대한민국 기업이었다.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성장세를 지속한 반면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지난해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내면서 선전했다. 대만,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기업 승승장구 =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430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하며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6년 연속 선두다. 올 해는 5000만대 판매가 목표다. TV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 DM&A 사업부도 지난해 1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년과 비교해 무려 229% 성장했다.

LG전자 역시 시네마 3D TV 등 전략 제품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분기 역대 분기 최대치인 88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한해 판매량은 목표치인 3000만대를 살짝 밑돈 2920만대 기록했다. 전년(2761만대)에 비해서는 200만대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유럽 등 선진 시장의 불황을 감안할 때 좋은 성적이다.

TV를 생산하는 LG전자 HE사업본부는 지난해 42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0.6%에서 1.9%로 올랐다. LG전자의 올해 평판TV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3500만대다. 특히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3D TV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기준 LG전자는 미국 3D TV 시장에서 26.9%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시장 진출 초기인 지난해 1분기(7.9%)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결과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독주는 이어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3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3400억원에 달했다.

◇해외 경쟁사 줄줄이 적자 = 지난해 실적발표를 앞둔 소니의 TV사업은 8년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2일엔 TV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과 소비자가전 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히라이 가즈오를 소니의 신임 사장 겸 CEO(최고경영자)에 임명했다.

샤프도 이번 회계연도에 2900억엔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LCD TV 판매 부진으로 LCD 패널의 주요 생산지인 오사카 사카이 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만 난야의 경우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9100여억원으로 달한다. 일본 엘피다도 지난해 4~12월 1조27000여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특히 엘피다는 반도체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마이크론, 대만 난야와 경영통합을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경영통합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 기업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점유율은 늘어날 수 있어도 원가경쟁력과 기술력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설사 대단한 합의(경영통합)가 이뤄진다고 해도 기대한 시너지를 발휘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시간 동안 한국업체에게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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