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단속 강화를 천명한 금융당국의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특정세력이 과거에 비해 짧은 기간에 여러 종목으로 옮겨 다니고 있어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개최한 ‘2012년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통해 올해 정치와 바이오, 자원개발 등 시장 테마주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혐의 종목에 대한 검찰 조사 이외에 특별한 권한이 없는 것도 테마주 기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11 총선테마가 확대·재생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7일 “최근까지는 특정 그룹이 한 달 정도의 기간에 걸쳐 해당 주식을 매집한 후 일반 투자자들을 현혹해 주가를 띄우고 빠져 나오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단타 형태로 여러 종목을 옮겨 다니며 짧게 시세를 조정하는 방식이 유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결과 몇몇 그룹들의 시세 조정 행위가 포착됐다”며 “이들은 적게는 5개 종목에서 많게는 20개가 넘는 테마주의 주가 띄우기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증시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검토 중인 무상급식과 남부권 신공항 건설 관련주는 동반 급등했다. 정치인 테마주 중에는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무상급식 수혜주로 분류되는 신라에스지(14.96%)와 푸드웰(14.87%)은 가격 제한 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CJ씨푸드(5.80%)도 급등 양상을 보였다.
또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에 연고를 가진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경상남도 밀양에 본사를 둔 두올산업(14.89%)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국선재(5.11%)와 홈센타(2.05%)는 각각 5.1%, 2.0% 올랐다.
정치인 테마주 중에는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문 이사장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생명과학(14.84%)은 5일 연속 가격 제한 폭까지 올랐고 바른손(14.94%)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10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익명을 요구한 증시 전문가는 정치테마주 매매는 ‘폭탄돌리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 테마주는 정치인의 지지율이나 개인 동향에 따라 빠르게 등락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제하고 “순식간에 거품이 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