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 대표가 7일 “비상상황을 명분으로 반대세력을 몰아내는 공천 학살을 하면 안 된다”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4·11 총선 공천심사 구조를 문제삼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현 공천심사 구조가 2008년 ‘공천 학살’ 때와 너무 유사해 걱정”이라며 “그래도 그때는 친박(친박근혜) 강창희 의원이 공심위에 있었고 최고위에도 친박 3명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도 없다. 위험한 수준”이라며 공천위 구성 등을 비판했다.
이어 “친박이든 친이(친이명박)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공천해야지, 선거 후 비판세력을 없애겠다는 생각에서 공천을 하면 결국 당도 어려워지고 그것을 주도한 사람도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벌써 살생부가 돌아다니고 사무처의 자료가 언론에 나가는 등 심상치 않다”면서 “공천에 떨어지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도 벌써 공천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촉구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받은 이유가 소통을 안 하고 정치를 무시하고 잘못해도 사과 안하는 점”이라며 “그런데 비대위가 이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천을 무기로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를 향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쇄신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면서 “인적 쇄신이나 정책 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내 민주화인데 비대위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