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희망은 있다]일반약·건강기능식품 강화 잰걸음

입력 2012-02-08 10:41 수정 2012-02-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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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3조원 건강기능식품 시장 ‘눈독’…“약가인하 수익감소 만회하자”

국내 제약사들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대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새 약가정책으로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오는 4월부터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과 복제약값은 절반으로 깎이게 된다. 전문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일수록 일괄약가인하의 타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전문약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기식이 매출 감소 만회를 위한 돌파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약국 등으로 판매가 제한된 일반의약품보다 규제가 덜하고 판로가 다양한 것도 제약사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국민의 건강을 다루는 제약사로에게 안전성과 의약품 개발·생산 노하우를 활용한 품질로 충분히 승산을 볼 수 있는 것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다”고 말했다.

높은 시장성도 무시 못한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생산 규모로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소비자 판매액 기준으로는 현재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G생명과학·삼진제약 등 새 브랜드 론칭 =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제약업계 현실 탓일까. 국내 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 아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여기는 분위기다. 시장 진출 전략도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자체 브랜드 론칭으로 입지를 다지거나 새로운 성분을 함유한 제품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기도 한다. LG생명과학은 오는 8월 종합비타민, 눈영양제(루테인 함유) 등 7~8개 제품군으로 이뤄진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생명과학도 올 8월 종합비타민제 ‘리튠’과 꽃에서 추출한 간기능강화 식품인 ‘밀크시슬’을 출시할 계획이다.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초유가 함유된 버섯균 배양 천연 면역증강제인 ‘삼진AHCC’를 선보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혈행개선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오엠지-3’등 후속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글루코사민 대체 물질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달 말 영진약품은 항염증 효과와 함께 관절연골의 손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전칠삼추출물 등 복합물’을 업계 최초로 제품화한 ‘관절엔파낙스’를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효능 논란을 겪고 있는 글루코사민을 대체할 수 있는 관절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 이 제품을 통해 올해 약국 시장 판매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최근 농협과 홍삼브랜드 한삼인의 약국진출을 위한 코마케팅을 맺었다. 기존의 영업망을 십분 활용해 회사 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NH한삼인의 홍삼정골드를 비롯해 홍삼순액, 홍삼에이플러스, 홍삼키즈, 홍력진 등 상위제품 5개 품목에 대한 약국(OTC) 영업과 유통을 담당하게 된다.

한독약품도 지난해 8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네이처셋을 런칭하며 토탈헬스케어분야로 외연을 넓혔다. 최근엔 온라인 쇼핑몰인 ‘네이처셋몰’을 오픈하기도 했다.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하반기 비타민 1일 영양 권장량 100%를 함유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더 바이탈 슈퍼푸드’를 출시하고 건강기능식품협회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약국외 유통망 확보·프로모션 전략 필요 = 제약사들의 잇단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각박해진 영업 환경에 따른 효과적인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의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을 견인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결국 매출 감소를 메울 수 있는 임시방편일 뿐, 장기적인 생존전략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크다. 또‘치료제 개발’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약사의 한 임원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R&D나 수출에 소홀한 기업의 경우 향후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제약사들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라도 신약개발 등의 정공법으로 난관을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유통망 확보 어려움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도 만만찮다. 기존 식품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형마트 등 약국외 판매처를 어떻게 뚫을 수 것인가가 관건인 것이다. 특히 건기식 시장의 탈약국화는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제약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지난해 건기식 유통채널 실태조사에서 약국의 건기식 점유율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건기식 판매·유통 회사들이 약국에서는 서비스나 특가행사 마저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약국영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터넷 판매액이 많다 보니 단가 맞추는 게 쉽지 않다”며 “약국 이외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와 함께 시즌성 프로모션 등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만 치열한 건기식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약은 리뉴얼·시리즈가 대세 = 정부의 반값 약가 정책은 일반약 시장도 격전지로 바꿔 놓았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급속히 시장이 축소된 일반의약품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약 매출 감소가 ‘명약관화’한 현실에서 제약사들의 일반약 부문 강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들이 일반약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리베이트 단속 강화 등으로 전문약 영업이 더욱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략적으로 일반약으로 회사의 인지도를 높여 전문약 영업에 있어서도 유지한 고지를 점하려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약 경우 신제품을 개발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많은 제약사들이 주력 제품의 성분 변경, 적응증 강화 및 세분화 등을 통해 소비층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구사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올해 기존의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2~3개 리뉴얼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부광약품 등도 영양제나 감기약, 정장제 등에 대해 제형을 바꾸거나 성분을 보강해 제품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 ‘우루사’와 일동제약의 ‘아로나민’등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시리즈 제품 발매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케어가글 어린이용 발매를 계기로 국내 가글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와 매출 100억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약 80억원대 매출을 올린 활성비타민 영양제인 임팩타민은 기존‘임팩타민 파워’이외에 ‘임팩타민 프리미엄’이외에‘임팩타민 아이’등으로 세분화해 내놓은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비오비타, 메디폼 등 톱브랜드들에 대한 정기적인 컨설팅을 통해 제품 포지셔닝을 점검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년 발매 50주년을 앞둔 아로나민에 대해 500억대 제품 육성을 위한 중장기 TFT를 운영해 OTC시장 최강 브랜드의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비오비타는 100억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특화된 OTCPM팀과 OTC마케팅지원팀을 중심으로 브랜드매니저시스템을 구축하하고 품목 PLC(Product Life Cycle) 관리를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다면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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