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리서치 보고서 인쇄물엔 먼지만 가득

입력 2012-02-09 10:40 수정 2012-02-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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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에는 매일 아침 한 무더기의 보고서가 쌓이고, 매일 저녁 한 무더기의 보고서가 버려진다. 대부분의 인쇄물은 전혀 읽히지 않은 채 배달된 그대로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내는 분석보고서는 기자들도 중요하게 다루는 정보지만, 같은 내용이 메일함에 이미 도착해 있기 때문에 인쇄된 보고서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문 까닭이다.

물론 운용사 등 각 기관이나 지점을 방문하는 투자자들, 온라인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쇄물 보고서는 유용한 수단이다. 리포트를 주로 온라인으로 이용하는 나도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고 싶을 때는 오프라인 인쇄본을 사용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고급 종이에 화려한 컬러로 인쇄된 보고서들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알아보니 대부분 증권사들은 수요조사를 통해 인쇄량을 조절한다고 한다. 각 지점이나 기관들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조사된 양에 여유분을 더해 넉넉히 인쇄한다고. 특히 기관 미팅 등의 행사는 언제 몇 번 열릴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모자라게 준비하기보다는 차라리 남도록 주문한다는 것이다.

보고서 인쇄와 배달에 드는 비용은 전체 증권사 운영비에 비하면 극히 미미할 것이다. 인쇄와 배달 과정의 일자리 창출 효과 역시 작지만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종이 없는 사무실’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신한은행·우리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문서중앙화가 추진중이다. 비용절감·보안 등은 물론 환경을 위한 사회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안팎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부분이고 외부 영업과 연결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눈감기에는 매일 버려지는 분석보고서의 양이 너무 많다.

증권사 보고서의 주 수요자인 운용 매니저들은 수요조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남는 보고서는 물론 버리지만, 몇 권을 보고 몇 권을 버리는지 확인하려는 증권사 직원을 봤다는 운용사 직원 역시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도 기자실에는 한 번도 읽히지 않은 보고서가 책상 가득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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