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무장관(유로그룹) 회의가 그리스에 대한 제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 실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다음 주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9일(현지시간) 저녁 브뤼셀에서 유로그룹 긴급 회의에 들어가기 전 “여러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분명하게 조정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융커 의장은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에 대해 “재무장관들이 다각도로 자세하게 검토해야만 한다”면서 “만약 오늘 밤이 아닐 경우 다음 주에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치권은 앞서 이날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2차 구제금융을 전제로 요구한 추가 긴축과 재정 개혁 조치 수용 여부를 논의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다만 저소득층 노령연금 3억유로 추가 감축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와 별개로 3억2000만유로 상당의 추가 긴축 조치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이카 팀은 이에 따라 그리스 측에 부족분을 메울 대안을 마련할 시간으로 15일을 준 것으로 알려져 트로이카와 그리스 정부 간 협상이 ‘잠정 합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 정당들이 추가 긴축에 합의한 내용을 설명했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오랫동안 힘겨운 협상을 한 끝에 마침내 새롭고 강력하며 믿을 만한 프로그램에 트로이카와 합의하게 됐다”면서 “이제는 마지막 단계로 유로그룹의 정치적 승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U 관계자들은 그러나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정당들 간의 합의사항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오늘 대화의 목적은 유로그룹이 2차 구제금융 집행에 합의하기 위해 그리스와 세 정당 당수들이 협상에서 타결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 집행 승인을 보류하되 시장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잠정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 선에서 회의를 마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해졌다.
유로그룹은 그리스 정부에 그리스 정당들 사이 미합의 사항을 포함해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고 개혁 조치들을 법규에 명시하는 등 구체적 보장안을 신속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유로그룹은 이를 다음 주에 검토하고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EU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