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개 대형은행이 총 250억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부담 경감안에 합의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주택담보대출 계약 및 주택압류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과실이 드러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5개 은행이 49개 주 정부와 조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택이 압류됐거나 압류될 위기에 처한 200만 가구는 이번 합의로 대출금 경감이나 이자율 인하 등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은행의 압류 조치로 집을 잃은 75만명에게는 약 2000달러가 지급된다.
조정안에 합의한 은행은 BoA를 비롯해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씨티뱅크 앨라이파이낸셜 등이다.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포함되지 않았다.
BoA 등 5개 은행은 그동안 대출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객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남발해 부동산 버블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동산 버블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주택압류가 속출하는 사태로 이어졌으며 이는 경기 전반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주택시장은 현재 주택담보(모기지) 주택 5채 가운데 1채가 집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주택’인 상태다.
채무와 주택가격의 차액은 총 70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유주 1인당 차액은 약 5만달러 수준이다.
합의에 따라 깡통주택 한 채당 평균 2만달러가 지원될 예정이다.
홀더 장관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와 경제위기를 초래한 잘못을 바로 잡는 조치”라며 “연방정부나 주 정부의 형사조치는 이와 별개”라고 말했다.
금융권과 부동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향후 주택압류를 줄여 주택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티븐스 모기지은행협회 회장은 “이번 합의는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