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서 압수한 2천억대 선박도 매각

입력 2012-02-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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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및 항공업계의 상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의 자회사인 저가항공사의 지분에 이어 대형 선박도 매각하기로 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영업 정지된 부산계열 저축은행인 부산ㆍ부산2ㆍ중앙부산ㆍ대전ㆍ전주저축은행에서 확보한 시가 2000억원 규모의 벌크선 7척의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조선 및 해운업 상황이 좋지 않아 이들 벌크선의 매각 시점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고 관련 업체를 선정 중이다. 또한 상반기에 선박 매각 계획이 수립되면 곧바로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매각을 추진 중인 선종은 벌크선으로 수프라막스급(4만~5만t)에서 캄사르막스급(8만~9만t)에 이르는 중대형 선박이다. 척당 시가가 약 3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수십조원의 예금보험금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고객에게 지급되면서 보험금 확충이 필요했기 때문에 서둘러 벌크선 매각 작업에 들어간 것.

현재 선박 시장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매각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칫 서둘러 매각을 했을 경우 헐값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5년 전만 해도 해운 시황이 최고조에 달해 저축은행들도 2~3년 전에 뒤늦게 벌크선을 사들이며 부동산PF를 대체하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벌크선을 사려는 매입자들이 사라지면서 저축은행들도 수익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며 부실을 맞게 된 것. 이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의 장기화 전망에 따라 벌크선 매각시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벌크선 매각이 쉬웠으면 저축은행이 부실을 못막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조선 및 해운업이 개선될 때까지 벌크선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으며 관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보는 토마토저축은행이 자회사 개념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티웨이항공의 지분 72.38%를 시장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예보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에 의해 오는 23일 예비인수의향서를 신청받아 티웨이항공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예약대금과 부채 등을 제외한 매각대금은 300억~40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저가항공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밖에 도민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100억원 상당의 고가의 외제차 19대도 정리에 나섰지만 소유권 논란과 도난차량 등으로 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술품의 경우 최근 몸값이 치솟고 있는 중국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 2000억원대의 미술품 경매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자산을 제값만 받고 정리할 수 있었으면 영업정지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기가 호전된 후 자산을 정리해야 부실에 투입된 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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