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M&A(인수·합병) 행보가 거침없다. 작년 7월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 ‘만다리나덕’을 인수한 지 6개월여 만에 또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코치넬리(Coccinelle)’를 품는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랜드는 M&A로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를 럭셔리 브랜드로 키워 중국·유럽 등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이랜드그룹은 최근 코치넬리를 소유한 이탈리아 부라니(Burani)그룹과 M&A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500억원 내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 및 아시아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이번 M&A를 추진하게 됐다”며 “만다리나덕, 코치넬리 등을 통해 올해 중국에서만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치넬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죽 전문 패션 브랜드로 1978년 지아코모 마치에리가 창업했다. 이후 부라니그룹의 대주주인 안티치 펠레티에리가 인수했지만 경영난에 빠졌다 이번에 이랜드에 매각됐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에서 67개의 직영점을 포함해 12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5000만유로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을 포함한 3개 점포, 현대백화점 2개 점포, AK플라자 1개 점포 등 6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랜드는 M&A를 통해 명품패션그룹으로 도약할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MCM을 통해 명품기업으로 자리잡은 성주그룹과 비슷한 행보다. 성주그룹은 지난 2005년 독일 브랜드였던 MCM을 인수한 이후, 독일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독일 뿐 아니라 미국, 이탈리아,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디자이너를 뽑아 제품을 만들며 명품기업으로 우뚝 섰다. 작년 매출만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이미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해외 유명 브랜드 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0년 이후에만 ‘라리오’, 여성용 스포츠웨어 ‘벨페’와 만다리나덕에 이어 코치넬리까지 총 4개의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를 인수했다.
이랜드는 올해 만다리나덕, 코치넬리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럭셔리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 패션 부문 매출 목표액도 2조1000억원으로 국내 패션 부문 매출(2조원)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만다리나덕과 코치넬리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이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 등에서 이랜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