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이 13일(현지시간)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스페인의 1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산탄데르, 방코 에스파뇰 드 크레디토, 산탄데르 UK 등은 ‘AA-’에서 ‘A+’로 각각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산탄데르 콘슈머 파이낸스와 소브린방크, 산탄데르홀딩스USA, 방코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젠타리아는 ‘A+’에서 ‘A’로 낮아졌다. 방킨터와 이베르카하 방코는 ‘BBB+’에서 ‘BBB’로 하향됐다. 방코 드 사바델과 방카 시비카는 ‘BBB’에서 ‘BBB-’로 각각 강등됐다.
신용등급 전망은 모두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지난달 13일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린 바 있다. 이날 은행 신용등급 강등은 그에 따른 후속 조치다.
S&P는 유럽 정상들의 채무 위기 봉합이 난항을 겪으면서 스페인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스페인 은행의 수익성은 장기적으로 과거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것이 스페인 은행 시스템의 경쟁력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평가를 중간 정도의 리스크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S&P는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스페인 은행권의 컨트리 리스크 평가(BICRA)를 기존의 ‘그룹4’에서 ‘그룹5’로 변경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산탄데르, BBVA 등 스페인 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내렸다.
피치는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는 ‘A+’에서 ‘A’로, 반키아는 ‘A-’에서 ‘BBB+’로, 카이사방크는 ‘A’에서 ‘A-’로 각각 하향했다.
카하 드 아호로스 이 펜시온즈 드 바르셀로나는 ‘A’에서 ‘A-’로 낮췄다.
피치는 성명에서 “우리는 은행과 국가신용위험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은 국내 최대 은행들을 지원할 능력이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치는 스페인 정부가 이들 은행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1월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 내 5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강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