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프로보 리더십’

입력 2012-02-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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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차종의 판매량이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프로보 사장<사진>이 내부 분위기 일신을 위한 조직 개편과 인사를 놓고 내부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내우외환인 상태다.

안팎의 부진 탓에 한때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내수 순위도 4위로 떨어졌다. 3위 한국GM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최하위 쌍용차도 최근 견조한 판매 신장세를 내고 있어 “4위 자리도 위태로운 것이 아니냐”는 내부의 좌절감도 확산되고 있다.

◇판매 부진 탓 수익성 악화…대책도 미흡=르노삼성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차는 총 10만9221대. 지난 2010년 15만5696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무려 29.8% 줄었다.완성차 5사 중 가장 큰 폭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SM5는 지난해 5만대 판매에 그쳤다. 2010년보다 판매량이 35.4% 줄었다. SM3도 전년에 비해 41.9% 줄어든 3만4581대가 팔렸다. 지난해 하반기 야심차게 출시했던 준대형 세단 SM7의 판매량 역시 1만7022대에 불과했다.

기대와 달리 신차 효과가 실종된 데다, 동급 라이벌인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의 상승세를 이기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전체 수익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대형 세단(SM5·SM7)의 판매가 부진한 탓에 회사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문제는 르노삼성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에 미흡하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수익성 만회와 상품성 강화를 위해 SM7의 일부 사양 추가 모델을 내놨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모든 모델의 가격을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2만원까지 올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르노삼성의 가격 인상은 판매 부진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한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신차 출시 소식이 없다는 점도 악재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SM3, SM5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내놓겠다는 계획만 내놨다. 디자인의 변화나 신기술 개발도 현재로서는 개선 대안이 명확치 않다. 때문에 르노삼성이 스스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프로보 리더십 흔들린다=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지난해 9월 부임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은 최근 내부 분위기 일신을 꾀하고자 주요 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언론 홍보와 판매 라인의 재정비를 꾀했으나, 이 마저도 회사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 6개월이 지났지만 프로보 사장이 아직까지 회사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며 “인사에서도 원칙보다는 자기 주관적 의중이 짙다는 평이 많다”고 분석했다.

르노삼성 측은 “회사 내부의 문제는 없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을 통해 안팎의 위기를 타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프로보 사장 역시 공격적인 자세로 향후 시장에 대응할 계획을 천명했다. 프로보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르노 본사의 소형차 모델을 한국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프로보 사장이 근본적 문제 해결 의지부터 보여야 르노삼성이 살 수 있다”며 “한국 시장을 면밀히 파악해 전향적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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