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상과 중국의 미래권력이 만났다.
미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뼈 있는 말들을 주고 받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이날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회동을 마치고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부주석의 방미는 양국의 관계 구축에 매우 큰 기회”라면서 “미국은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환영한다”라고 말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치를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드러운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경제현안과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동일한 규칙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하며, 중국도 이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라고 역설했다.
위안화 절상과 무역불균형에 대해서 우회적으로 중국의 조치를 촉구한 셈이다.
이어 그는 “인권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모든 사람들의 열망과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상호존중과 이해를 통해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를 바란다”면서 “양측이 공유하고 있는 이해관계와 견해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답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해하고 이에 따른 우호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경제문제에 대해 시 부주석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라고 응수했다.
인권 문제와 관련 그는 “중국은 30년 동안 인권 문제에서 대단한 성취를 이룩했다”라며 “아직 개선의 여지는 있다”라고 유연하게 대처했다.
시 부주석의 국방부(펜타곤) 방문도 관심을 끌었다.
펜타곤은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시진핑의 회담 전에 19발의 축포와 325명의 의장대 사열 등 정상급의 의전행사를 펼쳤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 후에 “양측은 군사와 안보 이슈에 대해 폭 넓은 의견 교환을 했다”면서 “시 부주석은 패네타 장관이 중국 국방장관과 상호 방문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사실 패네타 장관과의 회담은 30분 정도로 짧았으나 전문가들은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중국 차기 지도자와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