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두고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면서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중국이 강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전문가들은 코스피 2000선 안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올 초부터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1월 한 달 동안에만 6조2000억원을 순매수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 자금이 가장 많은 3조1000억원을 차지했고 미국(2조원), 케이만아일랜드(7700억원), 싱가포르 (600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외국인의 자금유입은 지난해 12월2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1차 LTRO(장기저리대출)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인해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실업률을 제외한 경제지표가 주춤하면서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ECB의 2차 LTRO도 2월말에 예정돼 있어 외국인의 국내증시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호재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 초 중국의 양회에서 지준율 인하와 같은 선심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 국내증시가 다시 한 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병현 연구원도 “중국이 전인대회이후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4월 최고점인 코스피지수 2000선 이상에서 가입한 주식형펀드와 일임·자문형 랩어카운트,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은 증시에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 20조원으로 추정되는 이 매물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대거 시장에 투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고객예탁금이 13일 현재 20조7766억원이 밀려있어 급격한 자금유출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 17조원대까지 줄어들었지만 꾸준히 증가해 2월 들어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은성민 에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현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수급적으로는 상당히 좋다”며 “다만 코스피가 1~2월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관 조정의 고비만 넘기면 추가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