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를 만나다]이승훈 흥국증권 선임연구원

입력 2012-02-15 09:45 수정 2012-02-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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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칭찬의 비결? …“좋아하는 일 즐겁게 했을 뿐”

▲이승훈 흥국증권 선임연구원
친척 형이 미국에서 귀국해 웹 2.0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은 2006년이다. 구글이 유투브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뉴스로 떠들썩할 때였다. 이승훈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 이후 인터넷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첫 직장인 소프트웨어 업체를 거쳐 미디어리서치회사 닐슨의 인터넷·게임 담당 연구원이 됐을 때도, 데이터 가공이 재미있어서 일이 힘들지 않았다.

당시 그의 주 고객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의 데이터를 받아다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점점 욕심이 생겼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이승훈 연구원은 재무·회계 분야를 더 공부하기 위해 MBA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로서 인터넷·게임·미디어 분야를 분석하는 지금, 그는 ‘업계를 가장 깊이있게 이해하는 애널리스트’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승훈 연구원은 손을 내저으며 “사람 만나는 것이 가장 즐겁다”며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주가 전망이 어떤지를 아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 자체가 소중하다”고 얘기한다.

짐짓 겸손한 동문서답이지만 “주가에는 펀더멘털·외부환경·심리·소문이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흥행산업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작다”는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변화 속도가 빠른 컨텐츠 산업을 분석하는 데, 업계 사람들과 쌓은 교분이 결과적으로 큰 힘이 됐다는 것.

대학생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는 이승훈 연구원은 지금도 직장인밴드의 보컬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까지 R&B 보컬밴드, 아카펠라를 섭렵했고 지금은 재즈밴드에서 2주에 한번씩 합주를 한다고. 업계 사람들과 할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는 “일과 취미가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연구원은 신작 게임이 나오면 꼭 직접 해본다. 출·퇴근길에는 매일 하나씩 드라마를 챙겨 보고, 탐방이나 세미나 등 이동할 때는 늘 음악을 듣고 있다. 이 연구원은 “즐길 때는 즐기고, 다 즐긴 후 시청률이나 판매실적 등을 확인하며 일을 시작한다”며 “컨텐츠 자체에 흥미가 있기 때문에 일이 바빠도 즐겁다”고 웃었다.

실제로 문화를 즐기는 취미 덕에 발굴한 종목도 많다. iHQ가 대표적인 예. 이 연구원은 “드라마는 결국 이야기의 힘이기 때문에 작가가 중요하다”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작가, ‘대장금’·‘선덕여왕’의 김영현 작가가 모두 iHQ에 소속돼 있어 iHQ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에게도 “소녀시대의 ‘삼촌팬’이 에스엠에 투자해 ‘대박’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스케줄을 자발적으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가수나 컨텐츠를 꾸준히 보고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선진국일수록 미디어 산업의 비중이 높고, 투자 수익률도 높다”며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의 발전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한다. 앞으로도 미디어 분야를 쭉 다루고 싶다는 이승훈 연구원은 “산업의 흐름 자체를 파악해서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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