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협상에서 제외할 농축수산물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민간연구기관 등에서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가 한·미 FTA와 비교해 2~5배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사과·배·귤 등 민감한 품목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15일 농림수산식품부는 한·중 FTA에 대비해 다음 달 말까지 품목별 전문가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품목별 전문가 협의회에서 얻은 정보와 의견을 토대로 한·중 FTA 협상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14일에는 처음으로 aT센터에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농민단체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과·배 품목에 대한 전문가 협의회가 열렸다. 주로 중국 시장의 △사과ㆍ배 유통 및 소비 현황 △관세 △제도 △중국산 과일 수입 추이 △미국 시장과 차이 등이 논의됐다.
농식품부는 사과·배 외에도 중국과 교역이 이뤄지는 농축수산물 대부분을 대상으로 전문가 협의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17일과 20일은 인천, 제주에서 각각 수산물 및 감귤 전문가 협의회가 열린다. 다음달에는 축산 분야 전문가 협의회가 예정돼 있다.
한편 한·중 FTA 협상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오는 24일 공청회 이후 FTA 민간자문회의, FTA 추진위원회 심의,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치면 협상 개시 선언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가 마무리된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가 한·미 FTA와 비교해 2~5배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반면 중국 시장의 특성 때문에 구체적인 품목별 효과나 피해액 분석은 미진한 편이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4월 중국과 협상 때 상호 민감품목인 농산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전문가 협의회 이후 농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