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식 서울시 주택정책 '후폭풍'

입력 2012-02-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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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집값 폭락…주민 집단행동까지

▲서울시의 뉴타운 지역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서울시가 지난 14일 '2012 시민주거 안정 대책'에서 재건축 지역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소형주택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업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아파트 상가 내 한산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사진=고이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떨어지고 지역 주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박 시장이 취임 이후 추진한 뉴타운 출구전략과 재건축 소형 의무비율 확대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1월 30일 ‘뉴타운 신정책구상’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 의무 비율을 강화하고 국민주택 규모의 축소를 건의한다는 내용의 서민주거안정화 대책을 발표함으로써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등 집값 곤두박질 =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87%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인 0.34%의 두 배가 넘는다.

이 기간에 강남구는 1.75%, 송파구는 1.32%, 강동구는 1.23%, 서초구는 1.01% 각각 떨어졌다. 박 시장 취임 이후 1% 이상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 자치구는 이들 4개구 외에는 한 곳도 없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강남 4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59%로 이 중 강남구(-2.29%)와 강동구(-2.19%)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38㎡(이하 공급면적)가 박 시장 취임 당시 22억5000만원에서 15일 현재 21억원으로 1억50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가 11억2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1억4000만원 하락해 뒤를 이었고 반포 주공1단지 105㎡가 1억원, 개포동 시영아파트 56㎡와 62㎡가 각각 9000만원 하락했다.

개포주공 아파트는 지난해 8~9월 미국과 유럽의 금융불안 사태로 가격이 거의 바닥을 찍었지만 박 시장 취임 이후 추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개포주공 1단지 42㎡는 지난해 10월 6억7000만~6억8000만원에서 현재 6억6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민들 집단행동 가시화 = 최근 서울시가 개포지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해 소형 비율 확대를 요구한 데 이어 이를 조례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서울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들을 비롯해 시의 정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집단행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서울시의 요구에 따를 경우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며 시의 정책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장덕환 개포지구 재건축추진위연합회장은 15일 “개포주공1~4단지, 개포시영, 일원대우, 일원현대 등 7개 단지(1만2985가구) 주민들이 다음주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며 “집회신고서를 준비하는 대로 남대문경찰서에 접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이날 강남구청을 찾아 서울시의 소형 확대 요구 수용 거부를 전달하고 구청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박내규 강남구 도시환경국장은 “개포지구 주민 편에서 서울시 쪽에 최대한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답해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연합회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공개토론을 요구하는 한편 서울시가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법적 대응 방안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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