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파란눈의 CEO, 한국 배우기 '드라이브'

입력 2012-02-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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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닛산·크라이슬러 등 한국어 익히기·한식 만들기·막걸리 즐겨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동차 제조·판매·수입업체는 국산차 5사, 수입차 16사 등 총 21개다. 이 중 국산차 2개사와 수입차 6개 회사의 CEO가 외국인이다.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 마이클 베터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포르쉐) 사장,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사장, 그렉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 등이다. 2006년부터 2년간 GM대우 부사장을 지낸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로샤 한국GM 신임 사장은 2월말 입국한다.

최근 각 CEO들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며 ‘한국 배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는 역시 한국어 공부. 8명의 외국인 CEO 모두 “안녕하십니까. ○○○입니다”라는 인사말 정도는 한다. 그러나 한글 원고를 읽거나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CEO들은 따로 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지난 1월 서울과 부산에서 잇달아 열렸던 7세대 캠리 발표회 당시 한국어로 장문의 인사말을 완독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발음은 부자연스러웠으나, 일본인이 말하는 한국어 치고는 수준급이었다.

나카바야시 사장의 한국어 교재는 다름 아닌 한국 드라마. 평소 TV 드라마를 즐겨본다는 히사오 사장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한국인들의 대화 방식을 배우고, 이를 평소에도 활용하면서 한글을 익혔다. 매주 두 차례씩 한글 강좌를 듣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한국닛산 최초의 일본인 사장인 켄지 나이토 사장 역시 한글 공부에 열심이다. 한국닛산 사장 부임 이전부터 아내와 함께 한글을 공부했다는 그는 입국 뒤에도 기초 한글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켄지 사장은 냉면, 불고기, 잡채 등 한국 전통 음식의 요리를 즐기는 취미도 갖고 있다.

CEO는 아니지만 한국GM의 판매·AS 분야를 책임지는 인도 출신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한글 공부 열의를 갖고 있다. 기자들과의 만남이 생길 때면 “내 한국어 실력이 전보다 더 늘었으니 재미있게 들어달라”며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곤 한다.

한국인 부인을 둔 그렉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업계 내 외국인 CEO 중 한국과 가장 인연이 많다. 미군 대령 출신인 그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서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서울올림픽 때는 경호 업무까지 담당했을 정도. 현재 부인 김민정씨 역시 주한미군 시절 만났다. 그는 요즘에도 부인 김씨와 함께 인사동 고미술품 상가를 찾는 취미를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요리 특기로 김치찌개를 꼽는 그는 30년 전부터 한류 음악에 심취했다고 자부한다. 그가 지금도 최고로 꼽는 한국의 음악가는 ‘록의 대부’ 신중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드하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한식 요리에 푹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답지 않게 산낙지와 막걸리, 소주·맥주 폭탄주를 좋아한다는 그는 파전과 된장찌개 요리를 즐긴다. 그는 “음식이야말로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한식 예찬론을 폈다.

최근 그는 운동선수 출신답게 틈이 날 때마다 한강 둔치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탄다. 체력도 키우고, 봄에 있을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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